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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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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지 않았다. (1)
작성자 D****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0-06-10 04: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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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17

나는 앰플을 다른 화장품 회사가 만드는 대로 만들지 않았다.

화장품 전문가가 얘기하는 대로 만들지 않았다.

화장품 업계의 선후배들이나 연구원들의 얘기를 듣지 않았다.

앰플로 지는 심지어 고객이 원하는 대로도 만들지 않았다.

지금은 우리 회사 베스트셀러가 된 탄력 앰플만 하더라도, 개발 중반 이후부터 무척 의견이 분분했다. 제품이 다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탄력 앰플은 쫀쫀한 느낌이 들어야 하니 점증을 더 시켜야 합니다. 아니면 소비자들이 안 삽니다.",

"소장님이 만든 앰플은 다 제형이 비슷해 보여요. 이러면 사람들이 서로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안 삽니다. 모든 앰플들이 서로 다른 내용물로 느껴져야 해요. "

"탄력 앰플은 약간 노란빛을 띄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탄력 앰플 색깔이에요."

"탄력 앰플은 특히 투명한 병을 써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팔리지를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세트로 구성하지 않으면 매출을 낼 수 없어요. 앰플 가지 수를 줄이고 크림과 토너를 만들어서 세트를 제작해야 합니다."

다들 하나같이 이렇게 만들면 안 팔린다는 것이었다. 화장품 업계에서 꽤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연구원들, 기획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아마 대기업에 남아 있었으면 나도 이렇게 무언가를 내 마음대로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커다란 조직에서는 많은 반대를 거슬러서 추진하기가 무엇인가를 추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말이 마케팅 관점에서는 무척 통찰력 있는 조언이다. 앰플만 만들고 있는 내가, 투박한 불투명 용기만 고집하는 내가 답답해 보였을 것이다. 나를 위해서 진심으로 한 조언이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이렇게 만들어서는 팔리지 않을 것 같았다. 나도 기획도, 개발도 오래 한 사람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좋아할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것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앰플은 피부를 위해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Listen to your skin". 우리 회사에서 처음 만든 슬로건도, 고객의 소리보다 피부의 소리를 듣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는 믿음을 담은 것이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피부를 잘 모르고, 화장품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앰플을 고른다. 소비자가 무지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피부와 화장품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피부는 어렵다. 특히 얼굴 피부는 몸이나 손발과 달리 피부 부위마다 특성이 다르고 계절이 바뀌고 생활환경이 바뀌면 끊임없이 변화한다. 피부 문제가 생기면 문제의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표면에 드러난 현상을 가지고 원인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화장품도 어렵다. 이미 한국에만 약 12만 개가 넘는 화장품이 유통되고 있다고 하는데, 제품이 점점 더 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피부를 이해하기 어렵고 피부에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지 못하니, 할 수 없이 피부가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제품들을 선택한다. 귀엽고 향기롭고 촉촉한, 본인의 눈과 코와 촉감이 즐거운 그런 제품들을 말이다. 더욱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화장품 제조사들이 이런 소비자 취향에 맞추어 유행따라 화장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앰플은 다른 기초화장품과는 다르게 피부에 충분히 흡수된 이후에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사람들이 제형을 더 쫀쫀하게, 합성색소가 싫으면 천연색소를 써서라도 황금빛 제형으로 만들자고 했을 때, 이미 수없이 많은 원료들로 제형들을 테스트한 상태였고, 앰플의 역할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제형을 개발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앰플로지의 제형은 한 가지다. 앰플로지에 담긴 유효성분들이 가장 잘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최적의 앰플 제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앰플에 다양한 제형을 좋아할 것을 예상하서도 제형을 여러가지로 만들 수가 없다.

앰플의 색깔도 가능한 투명해야만 했다. 합성색소든 천연색소든 색소 때문에 앰플 내부에 노출된 빛이 산란이 일어나면 민감한 유효성분에 흡수되면 예상할 수 없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원료 고유의 색 때문에 앰플을 정제수처럼 완전히 투명한 색으로 만들 수는 없더라도, 소비자의 눈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어떤 색을 넣는 것은 할 수 없었다.

우리도 패키지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앰플의 패키지를 고급스럽게 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패키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방부제를 최소화하면서 내용물을 보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급스러움 이상으로 앰플에 들어간 유효성분들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특히 천연성분들은 산화에 약하다. 하물며 유통/소비 기간이 빠른 맥주나 참기름도 천연원료인 호프(Hof)와 오일을 보존하기 위해서 무척 진한 갈색병을 쓰는데, 더 많은 종류의 천연 성분과 민감한 기능성 원료들이 들어가 있는 앰플을 빛이 잘 통과하는 투명한 병에 넣어서 출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흰색의 완전 차광용기로 만든 것이다. 지금도 앰플로지를 아끼고 더 잘 되기를 바라는 고마운 고객들이나 해외 바이어들, 직원들이 앰플 패키지를 조금이라도 투명한 병으로 바꾸기를 요구하곤 한다. 하지만 흰색의 완전 차광용 기만 큼 빛과 열을 잘 막아줄 합리적인 방법이 없다. 고마운 분들의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대안이 없으니 패키지를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튜브로 된 형태의 앰플도 업계 최초의 시도였다. 앰플은 스포이트(Dropper) 형태의 병이 일반적이었는데, 자사는 개량 모델의 제품 패키지를 튜브로 만들었다.(세계 최초일 것이다.) 이것도 내부의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것이지만, 튜브만큼 외부 오염에 안전한 용기도 드물기 때문이다. 화장품은 개봉하기 전보다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훨씬 오염의 위험이 커진다.

자사도 튜브가 아닌 병에 담긴 일반 스포이트 용기가 먼저 개발되었다. 대용량의 제품을 튜브에 충진 하기가 어려워 일반적인 앰플 병의 형태를 사용한 것인데, 이와 같은 용기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스포이트가 피부와 접촉되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가능한 스포이트를 피부에 접촉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장품 용기 내부는 습도가 높고 밀폐되어있어 미생물 번식 위험이 있다. 일반적인 스포이트용기 외에도, 단지형태 크림, 쿠션과 같은 제품도 최대한 피부, 손 등에 접촉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접촉되었을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소비해야한다. 이런 용기의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에 시험용 테스터(Tester)는 오염되어 있는 경우가 빈번하니 주의해야한다.


앰플로지는 어떤 제품이나 용기가 하얗고 불투명하다. 30ml 병용기도 전체에 흰색 차광 코팅이 해 놓아서 무척 투박하다. 거기에 꽤나 빡빡한 와이퍼 인서트(Wiper Insert)가 들어가 있다. 너무 빡빡해서 가끔 스포이트를 쓰다가 빠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것은 패키지의 기밀성을 높이기 위해 이렇게 한 것인데, 가끔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정 불편하시면 개봉후에는 와이퍼인서트를 뽑아내고 써도 괜찮다. 대신 와이퍼 인서트를 뽑아내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사용하는 것이 좋고, 실수로 앰플을 넘어뜨렸을때 샐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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